버닝 (BURNING, 2018)
이창동 감독작품
미스터리스릴러
2018 .05.17 개봉
유아인(종수), 스티븐 연(벤), 전종서(해미)
소설가를 꿈꾸는 종수(유아인)는
물류회사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지내던 어느날
나레이터 모델을 하고있던 초등학교 동창
해미(전종서)와 우연히 마주칩니다.
둘은 함께 술을 마시게 되고
신비스럽기도 하고 독특한 그녀에게
호감을 느낍니다.
그녀는 아프리카 여행을 간다며
그동안 자기가 키우는 고양이를
돌봐 달라는 부탁을 합니다.
다음날 그녀의 집으로 갑니다.
그녀의 작은방은 낡았고 햇빛도 잘 들지 않지만
창밖의 남산타워로 반사될 때만 빛이 들어옵니다.
그 둘은 하룻밤을 보내게 되죠.
해미가 아프리카에 간 사이
종수는 혜미의 집을 매일 찾아가
고양이 밥을 챙겨주고 그녀를 그리워 합니다.
드디어 그녀가 돌아오는 날
아버지의 낡은 트럭을 끌고 공항으로
마중나간 종수..
하지만 그녀는 혼자가 아니었습니다.
해미와 함께 돌아온
벤이라는 정체모를 남자는
아프리카 공항에서 만났다고 했죠.
벤은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잘 먹고 잘 살 수
있을 만한 소위 금수저였습니다.
고급 스포츠카로 혜미를 태우고 가는 벤을 바라보는 종수는
자신의 낡은 트럭이 초라하게 느껴집니다.
어느날 벤의 집에 가게 된 종수는
파스타 요리를 하는 벤과
그 모습을 동경의 눈빛으로 바라보며 즐거워하는 해미와는 달리
혼자 겉돌고 있습니다.
자신은 살기위해 요리를 하는데
벤에게 요리는 멋진 취미생활일 뿐이었죠.
종수는 벤의 욕실에서 여성용 화장품과
다수의 악세서리들을 발견하고 의아하게
생각합니다.
해미와 벤은 점점 가까워지지만
벤은 자신과는 다른 환경의 삶을 사는 그녀를
하나의 호기심 대상으로 여기고
그의 친구들 역시 그녀를 진심으로
대하지 않습니다.
그녀는 스몰헝거와 그레이트헝거 얘기를 하면서
아프리카 사람들이 추는 춤을 열심히 추는데
그녀의 얘기와 춤을 보며 비웃습니다.
그 모습을 보고 벤도 다르지 않습니다.
어느날 농장을 청소하고 있던 중
종수의 집으로 온 해미와 벤..
그 셋은 시골의 마당에서 석양을 바라보며
벤이 가져온 와인을 마시고 그 분위기에 취한 해미는
상의를 벗고 춤을 춥니다.
그런 그녀를 보고 종수는
아무데서나 옷벗는건 창녀나 하는 짓이라고
맘에도 없는 소리를 하고 맙니다.
그날 이후 그녀가 흔적도 없이 사라집니다.
해미를 찾아 헤매던 종수는
그녀의 주변 사람들을 하나하나 찾아다니게 되며
그들의 얘기를 들을수록 그녀가 그동안 했던 얘기들이 거짓이며
실체가 없다는 것을 알고 혼란스러워 합니다.
그리고 결국은 벤이 그녀를 죽였다는
생각을 하게 되고 그를 스토킹하며
뒤쫒게 됩니다.
과연 그는 해미를 찾을 수 있을까요.
벤이 해미를 죽인 살인자 일까요?
버닝은 이창동 감독의 여섯번째 영화입니다.
칸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했고 다수의 영화제에서
수상하기도 한 잘 만들어진 영화입니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단편소설 ‘헛간을 태우다’ 에서
모티브를 따왔다고 합니다.
스몰헝거인 종수와
그레이트 헝거를 꿈꾸는 혜미,
이미 그레이트 헝거인 벤
세 청춘의 미스터리 스릴러인 이 영화는
모든 것을 모호하게 표현 합니다.
종수는 소설가를 꿈꾸지만
한번도 소설을 쓴적이 없습니다.
그가 쓴 글은 감옥에 갈 위기에 놓인
아버지를 위한 탄원서 뿐이었죠.
종수는 그녀의 집에 고양이 밥을 주러 갔지만
한번도 고양이를 본 적이 없었습니다.
그녀는 귤을 판토마임으로 먹는 척을 하면서
귤이 없다는 것을 잊으면 그 맛을 느낄 수 있고
언제 어디서든 귤을 먹을 수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어릴적 우물에 빠져서 혼자 울었는데
종수가 자신을 구해줬다고 얘기 하지만
종수는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녀의 가족도 그런 일이 없었다고 합니다.
그녀는 정말 우물에 빠졌던 걸까요?
벤은 종수에게 자기는 버려진
비닐하우스를 태운다고 얘기합니다.
종수는 그 날 이후 그 동네를 돌며
비닐하우스가 불탔는지 계속 확인합니다.
하지만 그동네에 불이 난 비닐 하우스는 없었습니다.
벤은 정말 살인을 한 것일까요?
이렇듯 사실이었는지 은유적 표현이었는지
알 수 없게 만들어 관객들이 자신들만의 생각으로
해석할 여지를 만들어 줘 그 모호함으로 인해
영화를 더 풍성하게 만들어 줍니다.
그리고 아무리 발버둥쳐도
더 이상 올라갈 수 없는 계급사회구조를
잔인하도록 극명하게 보여줍니다.
그 곳에 살고 있는
분노하는 청춘들을 대변한 종수와
그 곳에 가고 싶은 혜미를 통해 나타냅니다.
이창동 감독은
“지금 젊은이들은 자기 부모 세대보다
더 못살고 힘든 최초의 세대다.
지금까지 세상은 계속 발전해왔지만
더 이상 좋아질 것 같은 느낌이 없다.
요즘 세대가 품고 있는 무력감과
분노가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고
한 인터뷰를 보면 젊은 세대들의 이면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고 그런 점을 버닝을 통해 녹여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살아있는 눈빛과 강렬한 이미지의
젋은 연기파 배우 유아인은 종수,
티비시리즈 워킹데드에 출연하기도 한
한국계 미국인 배우인 스티븐연은 벤 그 자체였고 ,
신비스러운 이미지의 신예 전종서를
탄생시키기도 했습니다.
세 배우들의 딱 맞는 이미지와 연기가
영화에 더 몰입하게 만들어 준 것 같습니다.
버닝은 보고나면 정말 많은 생각을 하게 되고
해석할 여지도 많아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 영화입니다.
여러분들도 안보셨다면 지금 재개봉 중이니
꼭 보시길 바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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